무협영화들이 ′크게, 더 크고 장업하게′를 향해 치닫던 무렵, <검우강호>는 대규모 군중 장면과 CG의 과도함을 배제한 채 인물의 얼굴과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무협영화의 본령을 되살린다. <검우강호>에는 공동 연출자인 오우삼과 수차오핀의 특징이 공존한다. 오우삼의 헐리우드 데뷔작이었던 <페이스 오프>의 설정이 있는가 하면, 중반부터 본격화되는 케이퍼 무비의 성격은 수차오핀의 흔적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무협영화를 무협영화답게 만들고 싶었던 듯하다. <검우강호>의 대결 장면은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검과 검이 부딪힐 때, 검이 몸을 스쳐 지나갈 때의 아름다운 긴장감과 무림 고수의 상처 입은 몸에서 느껴지는 죽음의 허무까지 무협영화 특유의 고전적인 쾌감을 되살린다. 사족 하나. 혹시 당신은 양자경이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며 끝맺는 작품을 본 적이 있는가? 그런 면에서 <검우강호>는 양자경에게도, 당신에게도 아주 특별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대만의 영화감독으로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영화 제작으로 전향하여 <택시 운전사의 사랑>(2000)의 각본을 쓰고 <더블 비전>(2002)을 공동 집필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장편 <실크>(2006)로 칸영화제에 초청됐으며 2010년 <검우강호>를 쓰고 연출하여 홍콩영화비평가협회상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1946년 중국에서 태어나 홍콩에서 자랐다. 1986년, 건푸(Gun Fu) 스타일과 서정적 폭력이 섞인 특유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웅본색>을 만든 후 <첩혈쌍웅>(1989)과 <첩혈속집>(1992) 같은 명작을 줄지어 제작했으며 할리우드로 이적하여 <페이스 오프>(1997), <미션 임파서블 2>(2000) 등의 블록버스터들을 연출했다. 2010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명예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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