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가 도경(기도영)은 옛 친구의 부고 소식을 뒤늦게 접한다. 마침, 강원도의 한 오래된 극장이 철거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이 두 가지 일이 왠지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도경은 비평가로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일하는 와중에 죽은 친구의 단편영화를 수소문하고 그 영화가 상영됐을 법한 극장과 상영 공간을 찾아간다. <극장에 두고 온 것들>은 커다란 상실과 그 이후의 시간에 관해 진지하고 사려 깊게 그려온 박근영의 미더운 신작이다. 유실되고 시효가 지난 물질이자 가치로서의 영화, 장소이자 기억으로서의 극장, 그 안에 부지불식간에 기입되고 스민 시간, 그 비물질적 역사에 관한 깊은 존중과 진한 그리움이 도경을 움직이고, 영화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다른 무엇도 아닌 영화이기에 가능한 방식으로, 사라진 존재들을 이곳에 불러낸다.
1984년 대전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08년 영화 연출을 시작했고, 현재 강원도와 서울을 기반으로 영화 작업과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출작으로 장편 <한강에게>(2018), <정말 먼 곳>(2020)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