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복한 소녀 페이의 집에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 채 거리에서 자란 소년 카이가 허드렛일꾼으로 들어온다. 페이가 연습하는 바이올린 소리를 듣던 카이는 곧 절대음감과 천재적인 음악성을 드러낸다. 음악으로 연결된 두 사람은 함께 자라며 바이올린 듀오를 이루고, 상류층의 살롱이든 노동자들이 모인 거리에서 잠시나마 기쁨을 선사한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가 영국령 싱가포르를 덮치며 아름다운 화음은 끝내 역사의 폭력에 휘말린다. 싱가포르의 어빈 한과 스페인의 라울 가르시아가 공동 연출한 <바이올리니스트>는 2026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대상과 음악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어울릴 것 같지 않았지만 결국 서로의 삶에 영원히 새겨진 두 사람의 사랑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앞에서 피할 수 없는 이별을 맞는다. 섬세한 손그림과 클래식 선율은 개인의 기억과 시대의 상흔을 아름답고도 애틋하게 포착한다.
싱가포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로봇플레이그라운드미디어의 공동 설립자로, 디즈니+ TV 시리즈 『동남아에 간 미키』(2019),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램풋 시즌 4』(2022) 등 여러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다. 각본가 겸 감독으로 십여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으며, 아시안아카데미크리에이티브어워즈(AACA)를 네 차례 수상했다.
디즈니애니메이션과 파라마운트픽처스에서 수석 애니메이터로 활동하며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1988), <알라딘>(1992), <라이온 킹>(1994), <포카혼타스>(1995), <노틀담의 꼽추>(1996), <타잔>(1999) 등 여러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다. 단편 연출작으로 <고자질하는 심장>(2005), <어셔가의 몰락>(2012)이 있으며 이후 장편 <엑스트라오디너리 테일즈>(2015)로 애니상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