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를 앞둔 영화관에 작별을 고하러 찾아온 기자 하이. 그곳에는 한때 인간으로 살았고 지금은 영화관에 깃든 수호령 티다가 있었다. 급속히 도시화하는 바탐방에서, 생전의 기억 때문에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망설이는 그녀와 고향을 잃어 가는 하이는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키워 간다. 하나의 장소가 사라졌을 때 그 기억은 어디로 향하는가. 캄보디아 역사의 흔적을 변화하는 현재의 풍경에서 새롭게 포착해 온 영화 제작 집단 “Anti-Archive”. 그 한 축을 맡은 폴렌 리는 첫 장편 극영화에서 사라져 가는 장소의 기억을 품은 유령과 이별을 마주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유연한 힘을 발견해 간다. 나라국제영화제 2026에서는 《환생: 상실의 끝에서》라는 일본어 제목으로 일본에서 처음 상영됐다.
1989년 캄보디아 칸달에서 태어난 폴렌 리는 독학으로 영화를 배워 여러 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그의 첫 장편 《환생: 상실의 끝에서》는 2025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2024년 다큐멘터리 《Until the Orchid Blooms》는 IDFA와 싱가포르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는 비엔날레 칼리지 시네마, 프린스 클라우스 펀드의 CAREC 펠로십, 부산아시아영화아카데미, Docs by the Sea, 로카르노 필름메이커스 아카데미를 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