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평범한 삶에 뛰어들어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틈새로 한 줄기 바람을 가져온다. 그들은 초대받은 적이 없고,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반드시 아는 것도 아니다. 익숙한 것들은 점차 낯설어지고, 한때의 고향은 타향이 된다. 때에 맞지 않는 욕망과 뒤늦은 사랑, 너무 이른 결연함, 그리고 둘 곳 없는 열정과 절망을 안고 그들은 고집스레 사람들 속으로 향하며 세상과 스쳐 지나간다. 경계에서 서성이는 그들은 진정으로 떠날 수도 없고 끝내 속하지도 못한다. 뜻밖의 만남 한 번이 익숙한 세계의 낯선 얼굴을 드러낸다. 견고해 보이던 경계에 아직 따져 물어야 할 틈이 찢겨 열리고, 자명했던 소속지는 흔들리기 시작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길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