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의 사랑 이야기 다음으로 코베리제는 딸의 흔적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를 그린다. 사라진 자의 뒤를 밟는 길의 동행은 (문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존재이고, 질문에 답하는 시골 사람도 종종 시야에 잡히지 않는다. 유령의 로드무비 같지만, 선을 따라 앞으로 나아간 이는 결국 큰 원을 그리며 제자리로 돌아온다. 풍경이 도시에서 시골로 바뀌면서 나무, 풀, 동물은 더 자주 등장하는데, 데뷔작으로 돌아가 핸드폰으로 찍은 저해상도 이미지에 당황할지도 모른다. 디지털의 파편은 화가가 손에 쥔 붓의 터치와 같아서, 고유한 빛과 속도를 지닌 <마른 잎>엔 ‘인상주의 영화’란 표현을 붙일 만하다. 대상을 지긋이 바라보는 태도나 유머에선 조지아의 위대한 선현 오타르 이오셀리아니를 닮았다. 코베리제는 3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의 영화가 시가 될 수 있음을 두 번이나 증명했다.
조지아와 독일에서 영화 제작과 연출을 전공한 알렉산드레 코베리제는 여러 편의 단편을 연출했으며, 장편 데뷔작인 <그 여름은 다시 오지 않으리>(2017)로 마르세유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와 신인상, 그리고 독일영화평론가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하늘을 바라본다, 바람이 분다>(2021)는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독일영화비평가협회로부터 최우수장편영화상을 받았다. 감독의 아버지가 주인공을 맡은 최신작 <마른 잎>(2025)은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특별언급상과 피프레시상을 수상했다. 또한, 알렉산드레 코베리제는 다양한 매체에 영화 관련 글을 기고하며 활발한 비평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