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자살이라는 비극을 겪은 뒤 어머니 해숙과 딸 윤슬은 저마다 슬픔을 안은 채 서로에게 마음을 닫아 버렸다. 집을 떠나 도시에서 살던 윤슬이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오자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거리는 더욱 벌어져 있었다. 종교에 몰두한 어머니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마음은 통하지 않고 어색한 나날이 이어진다. 일상 속에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고, 이윽고 뜻밖의 사건이 파문을 일으키게 된다. 감독 김현민은 영화평론가이자 영상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의 한국어 원제가 《낮은 곳으로부터》인 데 반해 영어 제목은 《On the Heights》(높은 곳에서)로 대조적인 점이 흥미로운데, 감독에 따르면 영어 제목은 성경(하박국, 시편)에 나오는 한 구절에서 따왔다고 한다.
김현민은 현재에 울려 퍼지는 기억의 공명을 탐구한 단편영화 《Tidal》(2020)로 감독 데뷔한 영화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다. 이 영화는 2020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이후 극장에서 개봉하고 OTT 플랫폼에서 공개됐다. 《On the Heights》는 그녀의 첫 장편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