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개미핥기는 왜 배회하는가? 이들을 돌보는 사람이라면 답을 알지도 모른다. 카메라는 아르헨티나 곳곳의 동물원과 동물 보호소로 들어가, 우리에 갇힌 채 운명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한 무리의 생명을 응시한다. 사육사와 동물 사이의 섬세하고 말 없는 연결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언어와 종의 경계를 넘어 관계를 맺는지 탐구한다. 동물원이 점차 변모하고 사라지는 시대에 영화는 사육 제도 이면의 노동과 식민의 역사,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도 다루며 보호와 통제, 공존에 관한 깊은 사유를 제시한다.
이 영화는 16mm 필름과 감시 카메라 영상, 기록 자료를 엮어 파편화된 생명의 풍경을 그린다. 가까이에서 응시하며 동물과 인간, 공간의 세부를 포착하고 털과 주름, 몸의 움직임을 영상 언어로 만든다. 우리의 창살과 철문은 제약을 상징하는 동시에 관계가 생겨나는 틈이기도 하다. 부드럽고 촉각적인 촬영 스타일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흐리며 바라봄과 돌봄, 생명의 상호 의존에 관한 감각적인 시편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