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조 PD 현지(장세림)와 무명 배우 지현(강승호)은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떠안고 동거를 이어간다. 여기에 현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지현 어머니의 시한부 암 판정이 이어지자 막막해진다. <우주의 흔적>에서 죽음, 혹은 그 직전의 상태는 누군가의 한 세계, 우주가 소멸하고 남긴 흔적, 사그라들며 만들어 내는 생의 생생한 자국에 가깝다. 작디작고 미세한 먼지와도 같은 생사의 흔적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에 분명히 있는 가시적이며 동시에 비가시적인 상태에 가깝다. 이 세계의 시작과 끝은 명확하지 않다. 우연과 필연, 찰나와 영원, 현실과 환상은 연속되고 중첩되며 포개질 뿐이다. 그것을 영화의 언어로, 영화라는 물질로, 영화 세계의 시청각적 방식과 효과로 섬세하게 세공해 냈다. 일상이라는 SF, 일상의 SF가 여기 있다.
1985년 출생. 첫 장편 <새출발>(2014)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수상했고, 로카르노영화제 신인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이후 직접 제작, 연출, 촬영한 두 번째 장편 <춘천, 춘천>(2016)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비전 감독상을 받았고 베를린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겨울밤에>(2018)로 탈린 블랙나이츠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우주의 흔적>은 네 번째 장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