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의 전작을 통해 계급, 통제와 억압, 사랑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집요하게 변주해 온 멕시코의 거장 미셸 프랑코의 아홉 번째 영화다. 발레 무용수를 꿈꾸는 멕시코 남성 페르난도는 사랑을 믿고 국경을 넘어 미국에 밀입국한다. 그러나 그의 연인인 미국의 상류층 여성 제니퍼는 그를 적당한 거리에 둔 채 이 상황을 관리하고 통제하려고 애쓴다. 의존과 자선의 경계를 오가는 두 인물 간의 미묘한 사랑의 감정은 계급과 현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점점 변질되고, 임계점에 도달하자 결국 섬뜩한 파국을 맞이한다. 이민과 인종, 계급의 문제를 남녀의 친밀한 관계에 응축시킨 이 영화는 구조적 불평등이 가장 개인적인 자리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보여주면서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된 계급의 위계와 무의식적 지배의 과정을 예리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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