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뷔작 《Taste 테이스트》(21)가 제7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주목받은 베트남 영화 작가 레바오의 두 번째 연출작. 주인공은 중년 남성 닌이다. 공공장소와 주택의 소음을 측정하는 기계(데시벨 미터)를 설치하는 일을 하는 닌은 사생활에서는 오랫동안 부모와 소원하게 지내고 있으며 자신의 가족과도 문제를 겪고 있다. 영화는 가족과의 유대를 어떻게든 되찾으려는 닌의 행동을 그리지만, 일반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보다는 닌이 일 때문에 찾아가는 시끄러운 음식점, 숲, 묘지 등 여러 장소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소리”를 관객에게 제시한다. 그곳에서 그려지는 세계는 마침내 초현실주의의 영역에 이른다. 특히 숲속에 나타나는 엄청난 수의 원숭이 떼는 압권이다. 제7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1990년 사이공에서 태어난 레바오는 어린 시절 사이공의 강가에 자리한 집의 작은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면서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청년 시절에는 컴퓨터로 외국 영화를 보았고, 빌린 카메라로 첫 단편영화를 만든 독학 영화감독이 됐다. 《조용히 귀 기울이면》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장소들에 바치는 헌사다.